* 새해 첫 날의 하느님     - 최민순 신부 詩


우리가 당신께 희망을 두고 살아가는 모든 날은
언제라도 새 날 새 아침인 것을 다시 알게 해주시는
새해 첫날의 하느님

땅 속 깊이 내려가
채광을 시작하는 광부처럼
우리도 삶의 깊은 갱 속에서
당신의 숨은 뜻을 열심히 캐어내어 갈고 닦는
은총의 한 해가 되게 하소서.

가야 할 곳도 너무 많고
만나야 할 사람도 너무 많고
볼 것, 들을 것, 말할 것, 너무 많아
더욱 바쁘고 복잡해진 우리네 일상사의 고단함을
기도의 맑은 물에 적시며
우리 모두 새해에는
바다인 주님을 향해 출렁이는
강이 되게 하소서.

하늘과 산 구름과 나무
가슴에 받아 안고
조용히 흘러가는 강물처럼
이웃의 슬픔과 아픔
눈물과 고뇌를 내것으로 받아 안는
어머니 같은 강이 되게 하소서.

우리 모두 새해에는
사랑으로 흐르는 것밖엔 달리 할 일이 없는
새로움의 강이 되게 하소서.

복잡한 세상의 논리를
단순한 사랑의 진리로 덮으며
쉬임없이 흘러가는
용서와 온유의 강이 되게 하소서.

사랑이신 당신 안에 우리가 사랑으로 시작하는 모든 날은
언제라도 새날 새아침인 것을 알게 해주시는
새해 첫날의 하느님

찬미 받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