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약을 하면서"

서약이라는 말씀앞에서 첫번째로 다가오는것은 부담이었다.
의무와 책임감이 따르기 때문이리라.
CLCer 로써 서약을 한다?.
난 예수님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가?.
그분의 삶을 따르고자 하는가?.
그러기에 내자신 얼마나 준비가 되어있단 말인가?.
최소한 어떻한 각오는 되어있어야 하지않는가? 등등 스스로 자문해 본다.
1년전 19번 피정을 마치고 세상에 다시 태어난듯 했던 마음으로, 형식의 겉치례를 하나씩 하나씩 던져버리며, 예수님의 삶 이야말로 진리의 길이며, 내가 살아가야할 충분한 이유가 된다고  기쁨으로 흥분되어 그분을 따르고자 거듭거듭 나고싶어 했던 그마음을 되돌아 본다.
어쩌면 내가 준비될때까지는 한평생을 기다려도 준비되지 못할것이라는 마음이다.
그래 이 약한 모습 그대로 하느님께 내어 드리자.

    순탄하지 않았던 피정 기간은 이스라엘 백성이 이집트 종살이에서 가나안 땅에 도착할때까지의 여정처럼  나에게 꼭 필요한 ,하느님께서 이끄시는 과정이었음을 느끼게 해주셨다.
마지막 피정을 하면서 분심과 상념으로 이제는 그만 집으로 돌아갈까 하는 마음에 몸을 일으키어 창밖을 바라보는데 신부님께서 가을 햇살을 맞으시며 기다리고 계심을 보게 되었다.
그순간  아! 하느님께서는 저렇게 기다리고 계시는구나.
내가 지치고 힘이들어서 포기하고 싶을때에도, 도망치고자 할때에도, 하느님이 느껴지지않아  떠나버린줄 알때에도,나의 마음이 당신을 향하도록 저렇게 침묵속에서 기다리고 계시는구나 하는 강한 감동을 갖게 해 주셨다.

    미약한 나의 한몸이 예수님의 사랑을 조금이나마 이해하고 가슴으로 받아들인것을 작은공동체인 가정안에서, 직장에서, 교회안에서, 내가만나는 사람들과 함께 살아낼수 있는것이 나의 사도직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잠자리에 앞서 오늘하루를 뒤돌아보듯, 먼흣날 지나온 삶을 난 어떻한 마음으로 되돌아보게 될까?.
기도안에서 예수님께 도움을 청한다,  예수님 당신께서 느끼셨던 연민을 저희도 느껴갈수 있도록, 당신께서 살아내신 그 삶을 따라살수 있도록, 당신께서 아버지께 드리셨던 그 기도를 드릴수 있도록, 당신께서 온몸을 내어맡기며 하셨던 사랑을 이해하고 사랑해 갈수 있도록 저희를 도와 주십시오.   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