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흐립니다
사람의 마음은 날씨와도, 계절과도 맞닿아 있는 것 같습니다
피정을 끝내고 몇 주 동안 먹먹해진 마음으로 시원하기도 하고 섭섭하기도 한 마음으로
그렇게 시간을 보냈습니다
갑자기 확 늙어버린 느낌도 드네요..
피정을 시작한것이 지금처럼 낙엽지는 가을이었는데 마치고 보니 또 다시 가을입니다
문득 긴 시간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한 주 한 주 또박 또박 보내는 마음이었는데
지나고 보니 짧지않은 시간을 제 자신을 들여다 보며 울고 웃었던 것 같습니다
피정을 마치며 저는 주체할 수 없는 눈물을 쏟았습니다
그것은 제가 마침내 끝냈다는 대견함도, 그분과 더욱 가까워 졌다는 기쁨에 앞서서 흘린
인간에 대한 , 그 약함에 대한 연민의 눈물이었습니다
이 불완전한 생의 굴레속에서 이고 지고 안고 가야할 삶의 숙명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기쁨이기도 하고 슬픔이기도 합니다
그렇게 울고 웃었던 가운데 저를 한없이 측은한 눈길로 바라보고 계시는 그분 역시 울고
또 웃고 계셨습니다
제 손을 조용히 잡아주시고 등을 토닥여 주십니다
삶을 견디라고, 기쁘게 살다 오라 속삭여 주십니다  혼자가 아니라는 생각에 또 주체할 수
없이, 주책맞게 또 울고 맙니다
제 안에 가득한 어린 자아들... 그 상처와 눈물 그리고 환희까지 어루만져 주신 분
그 분의 손길에 저의 어린 자아는 성장할 것임을 알기에 이제 시작입니다
힘 되어주신 여러분들 감사 드립니다
  정미영루치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