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11월 7일

전세계 CLC회원들께:

이냐시오 성인의 타계 450주년과 동시에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성인과 복자 베드로 파브르의 탄생 500주년을 모든 CLC 회원들과 함께 기념하게 되어 참으로 기쁩니다. 세계 곳곳에서 예수회원들은 여러 가지로 이 예수회 초대 동료들을 기념하는 축제와 행사를 준비중입니다. 예수회는 무엇보다도 예수회의 시작부터 CLC와 공유하고 있는 이 영성의 원천으로부터 사도직의 방향을 결정짓는 요소를 쇄신하려고 합니다. 오늘날까지도 이 세분의 초대 예수회원들의 거룩함은 예수회원들과 CLC회원들의 삶의 이정표가 되고 있습니다.

순례자였던 이냐시오 성인이 길에서 만난 많은 평신도들과 함께 하느님께로 나아가는 진정한 길로서 “영신수련”의 체험을 그들과 함께 나누기 시작했을 당시 그는 평신도의 신분이었습니다. 이냐시오 성인이 평신도로서 행한 모험적인 시도때문에 많은 남녀들은 주님이 그들을 위해서 무엇을 원하고, 세상안에서 진정한 삶을 위해 그들과 함께 무엇을 성취하시려는지를 발견하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CLC와 예수회원들은 명백한 영적인 힘과 이냐시오가 던진 질문에 매번 새롭게 대답할 수 있는 기도에서 비롯된 식별이라는 선물을 통해서 영신수련이 계속해서 우리들 공동체를 풍요롭게 해준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나는 그리스도를 위해서 무엇을 했는가? 나는 그리스도를 위해서 무엇을 하고 있는가? 나는 그리스도를 위해서 무엇을 해야만 하는가? (영신수련 53번)

이제 프란시스코 하비에르 성인을 생각해봅니다. 이냐시오 성인과 영신수련을 할 때 하비에르 성인은 복음을 전하기 위해  이 도시에서 저 도시로, 이 집에서 저 집으로 옮겨 다니셨던 그리스도의 부르심에 귀를 막지 않았습니다. 이제 그의 차례가 되자 아시아를 가로질러 멀리 중국 문앞까지 가신 하비에르 성인을 보면서, 우리는 개인적으로나 또는 공동체로서, 오늘날 우리 주변의 사람들 틈에서 복음전파를 계속해야 할 사명이 주어졌음을 압니다. 일상생활 중에, 일 할 때나 쉴때나, 기쁠 때나 슬플 때, 또는 우리의 신앙을 축하할때나 평화와 정의를 증진시킬 때 CLC가 선교의 사명을 결코 잊지 않음을 주님께 감사드립시다. 오히려 CLC는 이 사명을 더욱 깊게 인식하게 되었습니다.

다음으로 복자 베드로 파브르를 생각해봅시다. 그는 우리에게 덜 알려져 있지만 이냐시오 성인은 그를 참으로 높이 평가하셨고 특히 영신수련의 최고 권위자로 인정하셨습니다. 하비에르 성인은 그를 훌륭한 친구로 여기셨습니다. 그 시대에 유럽을 횡단하는 파브르를 볼 때 우리는 사람들과의 인격 대 인격 혹은 마음과 마음으로 만남이 영적 동반의 여정에 핵심이 되는가를 알게 됩니다. 파브르는 도시나 마을을 방문할 때, 그는 주님안에서 이루어지는 인격적인 접촉을 통해서 이냐시오 성인이 “사람들을 돕는” 것이라 표현한 사람들을 생명으로 부르시며 새로운 하늘과 땅에서 그들을 기다리시는 주님을 만나고 싶은 사도적 열망을 채울 수 있었던 것입니다. 현대의 문화는 우리가 눈에 분명히 보이는 화려한 모든 것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도록 합니다. 따라서 우리는 초대 예수회원들이 말했던 것처럼, 서로 나누고, 만나고, 들어주고, 충고해주고, 동료로서 함께 해주고, 그리고 “대화하는” 선교의 사도적  결실을 믿기 위해서는 많은 용기가 필요합니다. 이렇게 함으로써 진실된 그리스도교 생활이 성장하게 되고 교회의 친교가 이루어지게 됩니다.

의심할 것 없이 CLC와 예수회는 이냐시오, 하비에르, 그리고 파브르의 정신에 따라 기도와 일을 조화시키며 생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특별하게 CLC에게 알맞는 내려주신 은혜에 대해 포도원의 주인에게 감사해야 합니다. CLC회원들은  “그리스도인 평신도”로서 세속생활에 온전히 통합되어 있으면서 그들의 모든 이웃들과 또 그들과 가까운 이들에게 복음을 전파해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교회에 기초를 둔 많은 운동들이 활발하게 꽃피는 것은 우리시대 교회의 은총입니다. 세속적인 경험을 통해 강화된 CLC는 이렇게 태어나는 수많은 영성적이며 사도적인 양식 가운데 온전히 제 자리를 찾게되는 것입니다. 그 영성적이며 사도적인 양식안에서 그리스도인 평신도들의 성소와 사명이 제 목소리를 내기 때문입니다. 이냐시오는 결코 제3회를 만들기를 원하지 않으셨습니다. 그러나 이미 그 시대에 이냐시오는 영신수련의 체험을 살기를 원하며 또한 교회의 필요에 따라 공동체적인 형식을 지닌 신자들의 모임을 선호하였습니다.  

12월 3일에 스페인의 나바레 지방 하비에르(Javier)에서 시작되는 희년의 출발점에서 이렇게 이냐시오와 하비에르 성인과 베드로 파브르 복자의 삶이 계속해서 CLC회원들과 예수회원들에게 영감을 주고 있는지를 여러분 모두와 함께 나누게 되어 진심으로 기쁩니다. “하느님의 더 큰 영광을 위하여” 이번 축제의 기쁨에 여러분 모두가 함께 해주심에 감사드립니다.


주님안에서,

로마, 2004년 12월 30일

예수회 총장  피터-한스 콜벤바흐, S.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