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도 난청 앓는 캄보디아 소녀 삐치싸양
오인돈 신부는 네살배기 삐치싸양에 대한 관심과 사랑을 요청했다.

“버림받고 듣지도 못하는 어린 소녀에게 사랑 주세요”
왼쪽눈 실명하고 오른쪽눈도 -7.5
청력회복 장치 비용만 2000만원
태어난지 얼마 후 밀림에 버려져...

『삐치싸가 소리를 듣게 해주세요』.

올해 네 살난 캄보디아 소녀 삐치싸는 한달여 전 한국인 사제의 손을 잡고 낯선 땅 한국을 찾았다.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수술을 하기 위해서다.

고도 난청 판정을 받은 그는 「인공와우」 장치를 하면 청력을 살릴 수 있다는 소견을 들었으나 인공와우 장치 비용만 2천만원이 넘는 현실에 자신에게 도움을 건넬 지원자의 손길만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깡마른 체구에 전형적인 캄보디아 출신 아이처럼 까무잡잡한 피부 커다란 눈을 지닌 삐치싸는 들을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양쪽 눈도 거의 기능을 하지 않는다. 왼쪽눈은 실명한 상태고 오른쪽 눈도 -7.5 정도의 시력이라 어둡고 밝음 정도만 구분할 정도다.

자신을 돌봐주는 사제와 교사와는 기본적인 몸짓으로 의사소통을 한다. 먹는 시늉을 하면 배고프다는 뜻. 어딘가로 잡아끌면 화장실을 다녀오겠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잘 보이지 않아 어딘가에 자주 부딪혀 온 몸은 상처투성이다. 그래서 항상 옆에 보호자가 있어 주어야 한다.

삐치싸의 한국행을 주선한 이는 예수회 한국관구 소속 오인돈 신부다. 현재 캄보디아 프놈펜 소재 「자비의 빛(Light of Mercy)」장애인 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오신부는 삐치싸의 장애가 선천성이 아니고 또 아직 어려서 충분히 어느 정도 장애를 막을 수 있다는 가능성에 이번 방한을 추진했다.

한국에 온 후 가톨릭대 성모병원에서 정밀 검진을 받은 삐치싸는 병원측으로 부터 인공와우 장치 시술 후 언어치료 시기까지 최대한의 도움을 약속 받았지만 인공와우 장치 자체가 워낙 고가여서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특히 6개월 정도 한국에 머물며 치료를 해야 하기에 체류 비용 마련과 함께 삐치싸가 돌봐질 수 있는 기관도 찾아야 한다. 현재는 함께 귀국한 장애인 센터 한국인 교사 집에서 머물고 있다.

『영리하고 붙임성 있고 활발하고 밝은 아이예요. 장애가 있음에도 워낙 사람들에게 착하고 예쁘게 굴어서 곁에서 지켜보는 사람들이 모두 반드시 수술을 받았으면 하는 마음을 갖고 있지요』

생후 몇 개월 밖에 안된 상황서 밀림에 버려져 있었다는 그는 발견된 밀림의 연못 이름을 따 삐치싸로 불리고 있다. 발견 당시 개미떼가 신체 곳곳을 갉아먹고 있던 상태였다고 한다.

『수술만 하면 월등히 좋아질 것』이라고 삐치싸를 진찰한 의료진들이 오히려 오신부를 격려하고 있지만 문제는 인공와우 장치를 빨리 마련하는 것.

오신부는 『불과 몇 십 년 전만 해도 전쟁 등으로 인해 삐치싸와 같은 아이들이 한국에도 많았었고 그때 우리 역시 외국 교회 도움으로 불우한 어린이들을 낫게 해주었음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도움주실분=우리은행 702-04-107881 (주)가톨릭신문사


<이주연 기자>miki@catholictimes.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