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한국 진출 50주년을 맞은 예수회 한국지구(지구장 채준호 신부)는 9월1일 서강대 교정에서 50주년과 관구승격을 기념하는 행사를 개최한다.

예수회는 이날 오후 4시30분 체육관에서 서울 대교구장 정진석 대주교와 예수회 로마본부 피터 한스 콜벤바흐 총장신부 공동집전으로 기념미사를 봉헌하며, 미사를 전후해 영성강연회와 축하연을 연다. 50년 전 미국 위스콘신관구 소속 지부로 출발한 한국 예수회는 20년 전 독립지구로 승격한데 이어 이번에 관구(9월 1일자)로 승격한다.

수련자를 포함한 한국 예수회 회원 140명은 지난해 11월 '한국 진출 50주년 준비 선포식' 을 가진이래 공동체 영적 쇄신과 사도직별 워크숍 등을 통해 쇄신과 도약을 준비해왔다.

예수회가 1년 가까이 회원 개인과 공동체 쇄신에 초점을 맞춰 기념행사를 준비한 이유는 다음 반세기 비전을 수립하고, 공동체 시야를 동아시아와 세계로 넓히는 데 있어 가장 필요한 것이 영적쇄신이라고 의견을 모았기 때문이다.

서강대학교를 개교하면서 한국에 뿌리를 내린 한국 예수회의 사도직은 현재 영성(영성연구소, 말씀의 집), 교육(서강대), 사회(빈민.농촌.이주사목)등 세 갈래로 나뉘어 있다.

예수회는 1534년 성 이냐시오 로욜라가 파리에서 동료사제 6명과 함께 '하느님의 더 큰 영광을 위하여' 라는 모토로 창설한 성직수도회다. 16세기이후 유럽 고등교육과 교황을 보좌한 가톨릭 개혁운동에 지대한 공헌을 했으며, 전세계 227개에 달하는 고등교육기관을 운영하는 수도회로 유명하다.
                                                                                                 김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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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설자 영성따라 회원.공동체 쇄신에 초점"

<관구 승격및 50돌 맞는 예수회 관구장 채준호 신부>

"선배 회원들 노고에 감사합니다. 50년 역사를 들춰보면서 그분들이 한국 예수회를 위해 바친 땀과 기도에 새삼 놀랐습니다."

9월1일 서강대에서 한국진출 50주년과 관국승격 기념행사를 여는 예수회 한국 관구 초대 관구장 채준호 신부는 50년전 미국에서 건너와 맨손으로 수도회 기반을 다진 선배들 노고를 먼저 기억했다.

한국 예수회는 지난해 11월부터 회원과 공동체 쇄신에 초점을 맞춰 기념행사를 준비해왔다. 채 신부는 "쇄신 노력은 창립자 성이냐시오 가르침대로 부보다 가난, 명예보다 불명예, 자만심보다 겸손을 추구하는 것"이라며 "하지만 우리도 물질적, 물량적, 성공 중심적 가치관에 빠져든 면이 있음을 고백하지 않을수 없다고 " 말했다. 채 신부는 "그럼에도 하느님은 우리를 용서하고, 불러주신다"며 "따라서 우리는 스스로 '사랑받는 죄인' 이라고 여기며 사도직 현장에서 살아간다" 고 말했다.

9월 1일 관구로 승격하는 한국 예수회 회원은 147명(사제 92명)으로 교육(서강대).영성.사회.선교 분야에서 봉사하고 있다. 채 신부는 회원들이 줄곧 맡아온 서강대 총장직을 일반에 개방해 화제가 된것에 대해 "회원보다 더 능력있는 일꾼이 나타나면 당연히 열어줘야 한다. 움켜쥐고 있을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채 신부는 또 '봉사'라는 표현에 거부감을 나타냈다. "내가 가진 것을 남에게 준다는 의미의 봉사는 현대사회에 맞지 않습니다. 수도자는 대학 교정이건 빈민촌이건 사도직 현장에서 어떤 활동을 하기(doing)보다 존재(being)해야 합니다. 우리의 가난, 고통, 겸손을 보고 사람들이 하느님께 가까이 다가가도록 하는것 이지요."

예수회는 몇년 전부터 캄보디아와 미얀마 등 아시아 해외선교를 강화하고 있다. 아시아 6개국 회원 11명이 파견돼 있다. "한국교회와 사회는 너무 폐쇠적입니다. 부족하면 부족한대로 나누며 살아야 더 성장하고 풍요로워집니다. 앞으로 해외선교 일꾼은 전체 회원의 25%까지 늘어나야 합니다." 채 신부는 "교회 기대와 요청, 특별히 지성, 영성 쇄신 사도직에 대한 기대에 제대로 부응하지 못해 미안하다며", 기도와 격려를 부탁했다.

80년 예수회에 입회한 채 신부는 90년 사제서품을 받았으며 미국 매릴랜드 로욜라대학에서 사목담당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회원양성, 신학원, 서강대 학생생활상담소 등에서 일하다 2000년 12월부터 한국 지구장으로 봉직하고 있다.  
                                                  
                                                                                 김원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