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 신부직을 사직하는 인사를 드리고 떠나는 것이 도리라 생각되서 이렇게 전국의 KCLC 가족들께 글을 씁니다.  지난 1월 초에 있었던 저의 장상이신 뉴욕 관구장 Jeff Chojnacki 신부님과의 대화를 통해서 CLC 에 대한 봉사를 마무리하는 것으로 서로 동의하였습니다.  그동안 장상신부님의 최종적인 답을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에 공식적인 사직의 인사가 늦었습니다.

저는 CLC을 시작하면서, 처음 부터 약속드렸던 것은 종신서약자가 나오면서, 물러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작년 부터 전국 의장 윤 데레사 자매님과 Metro NY Region의 14분의 종신서약자가 나오면서, CLC 일의 일선에서 물러나는 작업을 구체적으로 해왔었습니다.  

KCLC가 순수한 의미에서 Lay Ignatian 으로서의 소명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제가 완전하게 물러나서 여러분 스스로 여러분의 charisma를 정립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CLC GN 에 의하면, EA 는 CLC 에 의해서 식별되고 초대되서 CLC 의 Ignatian 적인 삶을 도와주는 보조기능을 하는 것입니다.  종신서약 전 까지는 아직 준비과정이었기 때문에, 저의 지도에 의해서 CLC가 성장했다면, 이제는 제 역할을 마감하고 평신도들의 성소를 살도록 CLC를 여러분들께 완전하게 돌려드려야 할 때라고 판단합니다.  이 기회를 통해서 각 region의 여러분들은 하느님께서 불러주신 귀한 소명에 더욱 깊은 성찰과 봉헌으로 응답해서, Lay Ignatian 의 독특한 charisma를 함께 즐기면서 사시기를 소망합니다.

뒤 돌아보니, 하느님께서 부족한 저를 사용해서 여기까지 오게 하신 것에 놀라움, 감사, 그리고 부끄러움도 함께 느낍니다.  저의 CLC에 대한 봉사직은 여기에서 마감하는 것이 하느님의 뜻을 흐리게 하지 않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제가 CLC에 더 드릴 수 있는 내적인 양식이 부족하다는 점을 인정하기 때문에, 제가 여러분들께 CLC를 돌려드리고 물러나는 것이 타당하다는 신념을 갖게 된 것에 하느님께 감사드립니다.  

그동안 제가 예수회원이라는 이유로 함께 미주에서 사목일선에서 수고하시는 선 후배, 그리고 동료 신부님들의 입장을 어렵게 한 점이 있었음을 인정하고 사죄드리고 싶습니다.  또한 영신수련을 보급하는 일념 때문에, 다른 영성을 사랑하는 신자분들께 위화감과 함께 본의 아닌 상처를 드린 점이 있었음을 사죄드립니다.  그리고 KCLC 회원들 개인들을 바르게 배려하고 바르게 사랑하지 못했음을 진심으로 부끄럽게 생각합니다.  사랑할 줄 몰랐던 부족했던 지도신부를 너그럽게 용서해 주시기를 청합니다.

이 세상에서 살과 뼈를 부딛치면서 하느님의 왕국을 위해서 애쓰고 계시는 여러분들은 저에 비해서 훨씬 정직한 사람들입니다.  그러한 여러분들을 바르게 존경하며 바른 이끔을 베풀지 못한 점에 대해서 마음 아프게 생각합니다.  

저는 사제라는 이유, 지도신부라는 이유로 여러분들의 사랑과 존경을 많이 받았습니다.  그에 반해서 하느님과 이냐시오 성인 앞에서 바르게 식별하고 바른 삶을 펼치지 못했던 부족함을 여러분들의 관대한 사랑으로 덮어 주신 것에 감사드립니다.  요즘들어서 여러분들을 생각할 때, 저희 사제들로서는 도저히 살아내지 못할 삶들을 살고 계시는 분들이 바로 참 Ignatian 인 여러분들이라는 생각을 하게됩니다.  그러한 여러분들께 마음 깊은 감사와 존경을 드릴 기회가 없었습니다.  이 작별의 지면을 사용해서 그동안 미처 헤아리지 못해서 표현하지 못한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전해드립니다.

저는 당분간 하느님 안에서 제가 어떠한 삶을 살아내야 되는지에 대해서 깊은 성찰과 식별의 시간을 갖도록 할 것입니다.  또한 제가 마무리해야 하는 일들에 더 충실하면서 내적인 쇄신의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하느님께서 이끄시는 길을 바르게 바라보며 따라갈 수 있게 되기를 관대한 마음으로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동안 저에 의해서 배웠던 많은 것들이 길잡이도 됬었겠지만, 여러분을 어둡게 한 부분도 됬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제 여러분들의 영성적인 집이고 성소의 삶의 현장인 CLC를 여러분들께 돌려드리면서,  여러분 스스로 더 깊고 적절한 살아있는 신앙의 Christian Life Community 를 사시면서 필요한 것과 버릴 것을 정돈하게 되기를 바랍니다.

저는 지도신부로서의 여러분들과 맺은 많은 기억들을 뒤로하고, 그동안 나눴던 여러분들과의 나눔을 마감할까 합니다.  개별적으로 나누지 못한 인사들을 서로 침묵으로 대신하기를 기대합니다.  하느님께서 허락하신 이 작별이 선물이라는 것을 이해하면서, 서로를 당분간 찾지 않는 것으로 우리들의 사랑을 대신 표현하게 되기를 바랍니다.  기도 중에 기억하겠습니다.

많은 송구스러움과 사랑을 마음 가득히 담고,

사순절에 김 성호 신부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