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해의 마지막 일일 침묵피정이 Georgia 동쪽에 자리 잡은Trappist 수도원에서 진행되었습니다. 오래동안 한결같은 마음으로 지켜온 절개있는 아낙네의 모습을 품은 고즈넉한 수도원의 분위기가 우리 침묵피정을 미리 준비시켜주듯 그렇게 자연스럽게 고요와 침묵으로 이끌어 주었습니다.

그다지 중요한 것이 아닐지 모르나, 신청자수가 회수를 더해갈수록 불어가고 있다는 사실은 저희 CLC회원들을 고무시키고 힘을 얻게하는 계기를 주었으며 우리 교회안에 CLC의 정체성이 자리잡아가고 있음을 확인하는 시간이 되었던것 같습니다. 또한 그만큼이나 영성에대한 목마름이 우리교회안에 내재하고 있음을 알게 된 시간이기도 합니다. 30명에서 40명정도의 신청자수를 유지했던 일일 피정은 이번에는 회원들을 포함하여 70명가량이 약간 못미치는 숫자를 채워 신부님을 놀라게 하였고 저희 CLC회원들에게 기쁜 긴장감을 던져주었습니다.

제법 쌀쌀한 날씨를 뿌리며 바람을 동반한 늦가을의 수도원 날씨 또한 저희를 더욱 잦아들게하였고 하느님안에서 자신을 바라보며 한해를 뒤돌아보는 좋은 기회를 제공해주었습니다. 수도원의 소담스런 자연과 유유히 그 존재를 뽐내는 자태들이 우리를 기도에로 부드럽게 초대해주며 여유롭고 넉넉한 분위기에 맛들여가도록 인도된 피정이 아니였나 싶습니다.

수도원에 도착하면서 CLC회원들이 준비한 아침식사인, 향기로운 커피와 따뜻한 차 요구르트. 과일, 도넛츠를 채우며 피정자들간의 만남이 이루어졌고, 이어서 전 DP 셨던 손레지나 자매님의 상세한 설명으로 미리 피정전에 지켜야 할 사항들을 Orientation 형식으로 알려드리며 원활하게 진행하도록 안배하였습니다.

이어서, 서석칠 신부님께서 루가복음안의 성전파괴와 거짓예언자를 조심하라는 말씀으로 시작기도를 하시면서 본격적인 피정강론으로 들어갔습니다.
강론에서 신부님께서는

오늘 주어진 하루를 잘보내는 것은 좋으나 너무 큰 야무진 꿈은 꾸지 말고 단지 하느님께 오늘 하루만이라도 단순한 마음으로 맡기고, 성령이 이끄시는 데로 따라가 보자고 첫 코멘트를 여셨습니다.  매일의 복음이 우리의 삶안에 중요한 흐름으로 자리잡을수 있도록 하기위해 묵상과 관상기도의 훈련이 중요함을 언급하시며 고요한 마음과 침묵을 지니도록 피정지침을 잘 지켜 줄것을 당부하셨습니다. 침묵이 하느님이다라는 말처럼 그분이 하시는 말씀에 우리가 들을수 있는 귀를 얻으려면 우리안에 소용돌이치는 여러가지 소리를 잠재우고 그분께 집중할수 있도록 우리를 침잠시켜야함을 설명해주셨습니다. 또한 처음 이냐시오식 영신수련을 마주하는 피정자들에게 알기쉽게 기도의 방법과 단계들을 설명해주셨고 , 특별히 양심성찰에대해 그 중요성과 성찰의 의미를 알려주셨습니다.

또한, Trappist 수도원자체가 주는 분위기와 흘러나오는 영성의 무드를 음미하면서 수도자의 삶을 묵상해 보는 것 또한, 무척 의미있는 일이라고 말씀하시며, 봉쇄수도원안에 삶과 세상의 삶이 따로가 아니며, 죽음과 삶의 무대역시 다른곳이 아님을 오늘 이곳에서 자연의 친밀감과 더불어 묵상하고 그 깨달음을 만끽해 볼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수도자의 삶이 내삶과도 연결되어있음을 하느님안에서 성찰하고 반성하며 그것을 통해 기도하는 자만이 누릴수 있는 진정한 자유를 만끽해 보라고 하셨습니다. 수도원안에 펼쳐진 자연을 누리면서 우리안에 잘못된 집착과 지꺼기들을 훌훌 떨어내고 군더더기들을 버릴수 있는 용기를 갖기를 기도드린다고 강의해주시며,  내 본성을 찾는 작업. 하느님이 주신 참 나를 찾도록 기도안에서 은총을 구해보라고도 말씀하셨습니다. 나와의 내면에서의 만남이 하느님을 인격적으로 만나는것. 침묵으로 만나 연결되어 있는 것임을 알고 복잡한 삶에로 부터 왜곡된 진짜 나를 회복해 나가는 과정이 기도임을 상기시켜주시기도 하셨습니다.

결론적으로 예수님을 생생한 복음을 통해 인격적으로 만나 내삶을 반추해보고 이웃또한 인격적으로 알아보는 눈을 키워나가는것이 기도임을.. 기도로 성장해나가기를 바라고 희망하라는 메제지를 주셨습니다.

수도원의 이곳저곳에서는 피정자들의 가을정취와 함께 무르익어가는 기도의 향기가 피어나는것 같았습니다. 수사님이 직접 퍼주시는 정성스럽고 소박한 음식을 맛있게 먹고, 남은 기도와 미사, 그리고 19번 피정이 끝나신 유마리아 이글라라 자매님의 전대사를 끝으로 전체사진을 찍으며 이번 피정을 마쳤습니다.  

이번피정에는 남녀노소 형제자매님들이 균형있게 고루 참여해주셨고, 특히 지난달 10월 청년회 월례회에서 CLC소개를 한이후 처음으로 6명의 청년회원들께서 참여하셔서 영신수련을 맛보고 가셨습니다.  또한 이번에는 CLC회원들이 하나된 의식으로 많이 참여하여 각자의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며 영신수련안에 하나인 우리의 일치됨을 표현해준 기쁜 일정이 아니였나 싶습니다.

피정에 참석해주신 피정자 모든분들과 회원여러분 그리고 저희를 이끌어주신 서석칠신부님 모두에게 하느님의 풍성한 은총을 구하며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