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령성월?    
† 연옥 영혼을 위하여 우리 함께 마음 모아 기도합시다.


"이웃의 연약함을 보고 자기가 비슷한 경우에 처해 있을때
그 이웃이 부축해 주기를 원하는 것 처럼
그 이웃을 부축해 주는 사람은 복됩니다."(권고18)



Descent of Christ to Limbo - ANDREA DA FIRENZE
1365-68 Fresco.Cappella Spagnuolo, Santa Maria Novella, Florence

위령성월

가톨릭 교회가 세상을 떠난 이들의 영혼을 기억하며 기도하는 달.
한국 교회는 위령의 날 (11월 2일)과 연관시켜 11월을 위령성월로 정해 놓았다.
이달에 신자들은 이미 세상을 떠난 부모나 친지 의 영혼, 특히 연옥영혼들을 위해 기도와 희생을 바쳤는데 이는 영원한 삶에 대한 믿음에서 비롯된 것이다.
위령의 날 All Soul’S Day 11월 2일. 모든 성인의 날의 이튿날로서, 세상을 떠난 모든 신자들의 영혼을 기억한다.(일요일과 겹치는 경우는 11월 3일에 지낸다.)
998년 일년에 한번씩 위령의 날을 지키도록 명령한 클뤼니수도원의 오딜로의 영향으로 보편화되었다.
로마 가톨릭 교회의 사제들은 이날 3번의 미사를 바칠 수 있도록 허가되었는데, 이러한 특권은 위령의 날과 성탄절에만 부여되었다.



위령성월이란...

성월이란 전례력과는 상관없이 특정한 달에 특정한 신심을 북돋기 위해서 정해놓은 한 달 동안의 특별신심 기간을 말한다.
특히 정해놓은 법에 따라 성월에 일정한 신심행위를 바치면 대사를 받을 수 있도록 교황들이 특전을 줌으로써 성월의 신심은 더욱 널리 퍼져 나갔다
(Enchiridion Indulgentiarum 118, 175, 217, 219, 253, 325, 364, 381, 389, 398, 466, 589).

성월 중에서 세상을 떠난 이들의 영혼을 특별히 기억하며 기도하는 달이 위령성월이다.
998년에 클뤼니 수도원의 5대 원장이었던 오딜로(Odilo)는
11월2일을 위령의 날로 지내도록 수도자들에게 명하였고 이것이 널리 퍼져나가게 됨으로써 11월 한달 동안 위령기도가 많이 바쳐지게 되었다.
이런 연유로 인해 11월이 죽은 이들을 위해 기도하는 위령성월로 정해지게 되었는데 한국 교회 역시 이러한 교회의 옛 전통을 받아들였다.

교황 비오 9세, 레오 13세 그리고 비오 11세가
위령성월에 죽은 이를 위해 기도를 하면 대사를 받을 수 있다고 선포함으로써 위령성월의 신심은 더욱 널리 전파되었다.

이로써 11월은 세상을 떠난 부모나 친지의 영혼, 특히 연옥 영혼들을 위해 기도와 희생을 바치며 또한 자신의 죽음도 묵상해보는 특별한 신심의 달이 되었다.
특히 지구 북반구에 위치한 나라들은 11월에는 낙엽이 지며 을씨년스러운 가을의 복판에 있게된다.
또한 전례력으로도 연중 마지막 시기에 속함으로써 종말에 관한 말씀을 집중적으로 미사 중에 듣게 된다.
이런 이유로 위령성월은 죽은 이를 기억하기 적합한 시기일 뿐만 아니라 자신의 죽음에 대해서도 깊이 묵상 할 수 있는 때라고 하겠다.

살아있는 이들이 죽은 이를 위해 기도할 수 있으며 이 기도가 죽은 이에게 도움이 된다는 교회의 전통 교리가 위령성월을 지낼 수 있는 근거가 된다.
무엇보다도, <모든 성인의 통공에 대한 교리>가 위령성월을 지지해준다.
하느님 나라는 사랑이신 그리스도를 머리로 한 하나이며 거룩하고 보편적인 공동체이다.
이 공동체의 주인이시며 시작도 끝도 없으신 하느님 앞에서 시간은 무의미한 것이다.
먼저 세상을 떠난 이들도 이 공동체의 일원이며 살아있는 이들도 이 공동체의 동일한 구성원이다.

같은 공동체에 속해 있으며 머리이신 그리스도의 지체들이라는 유대감 안에서 죽음으로 인해 연옥에서 고통받고 있는 영혼들을 위해 우리가 기도할 수 있다.
반대로 하느님 나라에 이미 들어가 있는 성인들도 이 세상의 순례를 계속해야하는 살아있는 이들을 위해 하느님께 간구할 수 있다.
이렇게 산 이와 죽은 이의 통교가 가능하므로 위령기도는 가능하며 따라서 위령성월도 더욱 의미 있어지는 것이다.

둘째로 1245년 제1차 리용 공의회에서 선포된 <연옥(Purgatorium)에 대한 교리>이다(DS 838).
이후 교회는 연옥의 존재에 관한 교의를 지속적으로 확인하였다(DS 856, 1304, 1580, 1820).

거룩하게 살다간 성인은 죽음과 동시에 하느님 나라에서 끝없는 행복을 누릴 수 있다.
세례를 통하여 하느님의 자녀로 새로 태어난 보통 사람들이 세례 후에 죄를 범했을 때, 그 죄를 뉘우치고 화해의 성사를 받으면 죄는 용서받을 수 있다.
그러나 범한 죄(Peccatum)와 영벌은 사라지더라도 잠벌은 남게 되며 이 잠벌은 보속을 통해 탕감 받을 수 있다.
이 세상에서 행해야하는 보속이 있는 것처럼 하느님 나라를 위해 치뤄야할 보속이 있는데 그 보속을 치르는 곳이 연옥이다.
또한 인간은 자신도 의식하지 못한 채 죄를 짓기도 하고 지은 죄를 뉘우치거나 사죄받지 못한 채 죽기도 한다.
이때 그의 영혼은 하느님 나라에 바로 들어갈 수 없으며 죄를 씻는 정화의 장소가 요청되는데 그곳이 또한 연옥이다.

연옥에는 영혼들이 속죄를 위한 기다림의 시간을 보내고 있으며 이러한 연옥영혼을 기도와 자선행위와 미사봉헌 등을 통해서 도울 수 있다고 교회는 가르치고 있다
(DS 856, 1304, 1743, 1753, 1820, 1867).
따라서 위령성월이 연옥영혼을 위한 특별한 시기가 되는 것이다.

이외에도 중세 이후 대사(Indulgentia)에 대한 오용이 심해지면서, 연옥 영혼을 위한 여러 가지 기도와 자선행위들이 유행하였다.
그리고 이러한 대사를 얻기 위한 여러 기도와 신심행위들이 위령성월에 많이 행해졌다.
위령성월에 바치는 기도는 위령기도로 자주 사용되는 시편 129편과 위령 미사 기도문 중에서 발췌한 기도문으로 구성되어 있다.



연도. 煉禱 preces pro defunctis

세상에서 죄의 벌을 못다하고 죽은 사람이 천국으로 들어가기 전에,
정화하는 연옥에서의 고통은, 모든 사람에게 동일한 것이 아니라, 각자의 죄벌에 따라서 차이가 있다.

한국 천주교회 초기 때부터 사용해 온 `연도’라 는 말은, 바로 이러한 연옥에 있는 이를 위해 드리는 기도를 지칭한다.
본디 천주교에서는 연옥에 있는 사람들을 `불쌍한 영혼’ 이라고 호칭하는데,
그 까닭은 이들이 자기의 힘으로는 연옥에서 탈출할 수도, 또 괴로움을 완화시킬 수도 없으나,
지상 여정에 있는 신자의 기도와 선업에 의지하여서는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리하여 이 경우의 이 지상의 신자의 기도를 `연도’라고 하는 것이다.
이 옛말은 오늘날의 바뀐 말로는 `위령의 기도’라고한다.

간혹 `鍊禱’라는 한자어를 쓰나 이는 잘못된 표기이며,
또 죽은이를 위해 기도하는 방법은 <성교예규>라는 기도서에 따라 하는 것이다.
이 기도책에는 임종때 어떻게 기도해 줄 것인가에서부터 장례 때 어떻게 기도 할 것인가까지 다 수록되어 있다.



성인의 통공.聖人의 通功
Communio Sanctorum. communion of saints

세상에 살고 있는 신자들과 천국에서 천상의 영광을 누리는 이들과 연옥에서 단련받고 있는 이들이 모두 교회를 구성하는 일원인데,
이들이 기도와 희생과 선행으로 서로 도울 수 있게 결합되어 있는 현상.

교회는 전통적으로 "모든 성인의 통공을 믿으며"(사도신경) 신앙고백을 하여 왔다.
세상에 살고 있는 신자들은 동일한 신앙을 고백하며 동일한 권위에 복종하고 있는 신자 상호간에 기도와 선행으로 서로 돕고
또한 천국에 있는 성인들을 공경하며 그들의 영광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도움을 청하고 성덕(聖德)을 본받으려고 노력하며
연옥에 있는 영혼들을 기도와 희생을 통하여 도울 수 있다.
이 ’성인들의 통공’에 대한 믿음에서 ’위령성월’(11월2일)과 ’모든 성인들의 축일’(11월1일)을 기념하는 것이다.

죽음은 이 세상 누구에게나 두려움과 불안을 주는 피할 수 없는 현실입니다.
그러나 그리스도인들에게 있어 죽음은 단순히 모든 것이 끝난다는 의미가 아니라 새로운 삶으로 옮아간다는 고귀한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따라서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을 통해 계시하신 진리, 즉 죽음이 모든 것의 끝이 아니라 영원한 생명으로 이어진다는 진리를 믿고 고백하는 교회는
세상을 떠난 영혼들을 위해 잊지 않고 기도합니다.

죽은 이들이 하느님 안에서 부활의 기쁨을 누리도록 도와주는 이 신심은 가톨릭 교회의 가장 큰 신심 중의 하나로서,
11월을 위령성월로 정하고 교회 전체가 죽은 이들을 위해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