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다과모임에 함께 하셨던 정강엽(베네딕토)신부님의 강의 내용을 요약한 것입니다.
CLC공동체 생활을 하면서 의문나는 점들이나 걸림돌들을 받아주시고 풀이해주신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참여하시지 못한 분들을 위해 글을 올립니다. 표현은 대화식을 이용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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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강엽 신부님:  여러분들의 기도맛들이기는 어떠하신가요? 성서를 통해 오시는 예수님과 개인적으로 어떠한 관계들을 맺으며 CLC공동체 생활을 하시는지요? 또 이 공동체 생활을 하며 직접적으로 도움을 받거나 영향을 받는것들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궁금하군요.

CLC 회원 :  먼저 기도와 봉사의 측면에서 정체성의 혼란을 겪고있는 저희 모습을 봅니다. 신부님은 어떠 의견을 가지고 계신지 이야기 해주실수 있을까요?

정강엽신부님:  우리들의 정체성은 기도나 봉사. 꼭 어느 한곳에 국한 된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자신을 개방된 마음으로 열어놓고 모든일에서 하느님의 뜻을 찾을수 있으므로 우리들의 관대함이 요구됩니다. 예를 들어 그것은 교회안의 봉사차원만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신부님의 존재를 보세요. 존재하는 것만으로 신자들에게 큰 영향과 의미가 있지 않습니까? 우리 역시 CLC라는 기도공동체의 삶을 배우고 우리의 삶에서 살아내려 노력하는 것으로만으로도  존재의 이유가 됩니다.  다만 이곳에 머물지 않고 성장하려는 마음과 실행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하느님은 우리들의 태도를 보고 계실것이기 때문입니다. 가까운 곳에서부터 부르심을 듣는 태도 말입니다. 가깝게는 가정성소를 보존하고 지키며 키워나가는 것도 큰 유익이라고 봅니다. 하느님은 결코 어려운 일을 우리에게 요구하시는 분이 아니십니다.

CLC회원 : 기도와 현실의 상황이 접목되도록 하시라는 말씀으로 들립니다. 아주 사소한것에서 부터 시작하여서요.

정강엽신부님:  기도의 대가란 없습니다. 우리들의 영성이 커나가기 위해서는 모든것에 열린마음으로 이 영성, 저 영성 또는 이 방법 , 저 방법등을 배워나가는 것입니다.  이냐시오영성이 만병통치가 될수는 없는 것입니다. 맞는 분들이 있는가 하면 아니신 분들도 있습니다. 그것을 받아들이는일도 우리의 몫이라 할수 있죠.

기도를 예수님과의 데이트로 생각하시면 참 좋은 비유가 될것 같습니다. 제 체험으로는 사랑했던 연인을 떠올려보면, 사랑에 빠졌던 순간을 기억하기가 힘듭니다. 그저 어느순간부터 알수는 없지만 사랑이 시작되어 깊게 빠져있는 경우로 변하죠. 기도 또한 그러한 맥락에서 보면 비슷할 거 같습니다. 어느순간에 나도 모르게 예수님과의 데이트를 통해 사랑에 빠져서 계속 보고싶어지고  만나고 싶어지는 그런 시간들 말입니다. 이렇게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이 연인사이에도 필요하듯이 우리가 기도를 배우기위해서는 예수님을 알아가는 과정이 필요하고  나를 알아가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CLC회원: 공동체 모임에서 나눔을 하는것이 쉽지가 않습니다.

정강엽신부님: 마음을 터 놓고 깊게 나누는 것은 기도모임에서 무엇보다 중요하지요. 나눔자체의 이야기보다는 그뒤에 있는 깊은 것을 보게 되는것이거든요.
여기 좋은 예가 있습니다. 베드로 사도를 보세요. 인간적으로 나약하고 무지했던 그리고 배신을 3번이나 했던 제자를 믿고  베드로 사도위에 교회를 세우시고 맡기신 예수님을 생각하면서요.
그분은 그만큼 인간에대한 신뢰가 끝이 없는 분이셨던 것입니다. 예수님을 따라가는 우리도 서로가 신뢰안에 내 마음을 주고 상대방의 마음을 받아들이는 관대한 마음을 가져야 할것 입니다.  

CLC회원: 지금 현재 저희는 예수회 신부님을 본당 신부님으로 맞아 많은 혜택을 누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또한 우리의 독립성에 차질을 가져오기도 하고 앞으로 공동체 삶의 건강함에 걱정이 되는 것도 사실입니다.  

정강엽신부님: 예수회의 신부님을 직접 모시고 계시다는 것은 CLC를키우는데 매우 중요하고 좋은 기회가 됩니다. 그러나 신부님께 의존하기보다는 여러분 자체의 내구성을 키우는 것이 무엇보다 건강한 CLC를 키워나가는데 필요합니다. 실상 신부님이 계시다는것은 성장에 많은 도움을 주겠지만 어느정도 공동체가 성숙하기위해서는 스스로 커나가려는 마음또한 필요한것입니다. 신부이기전에 크리스챤으로서 평신도와 크게 다를바가 없습니다. 똑같이 하느님을 향해 길을 떠나기 시작한 순례자이기에 그리스도를 따르고 복음을 살아내려는 의지가 중요한것입니다. 동등한 의식을 가지십시오. 함께 길떠난 사람들로서 말입니다.

길을 떠난다는 말이 나왔으니 파견과 관련된 복음의  한 예를 찾아봅시다.
예수님께서 72제자를 파견하실때 어떻게 하셨나요? 아무것도 가지지 말라고 하시며 Sandal 몇개와 가난한 마음을 가지길 권하십니다.

우리는 예수님에 대한 신뢰심에서 벗어나 예수님은 정말 우리를 신뢰하신다는 관점에 촛점을 맞추어야 합니다. 아무것도 없는 우리를 파견하시는 예수님의 신뢰 말입니다.
가령 예를 실제상황에서 찾아보도록 하죠. 아주 유명한 수술전문의가 있었습니다. 그는 몇천번도 더 멋지게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친 Master Surgeon 입니다. 그가 어느날 문득 수술중에 옆에있던 Resident 에게 수술칼을 주며 직접 해보라고 시킵니다. 그때의 이Resident 의 마음은 어떻했을까요?  처음에는 당혹하고 떨리겠지만 그이후 갖게 되는 마음은 신뢰받고 있다는 든든한 마음일겁니다. 이렇듯 서로의 신뢰. 두개의 신뢰가  기쁘고 아름답게 만나서  복음이 살아나는 순간이 바로 예수님과 일치되는 삶입니다. 예수님을 신뢰하는가 하는 마음에만 압도당하고 있기에 우리에게 주시는 신뢰를 인식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위에서처럼 두개의 신뢰가 만날수 있도록 예수님이 항상 열려있다는 것을 명심하고  그 마음을 잊지 않고 간직하고 살때 그 살아가는 여정은  더 큰 탄력을 받으며 신앙생활을 할수 있을것입니다.

어느날 부처의 한 제자가 불평을 합니다. 삶이  이렇게 힘들어서야 어떻게 불도를 닦겠는가하고 .
그 보시가 한 불평. 길이 험하고 힘든이유는  때가 되지 않았는데 자신이 목적지에 다다르려는 성급함때문입니다. 목적지가 중요한것도 아닌데 말입니다. 우리의 가는 길이 중요한 것이며 성취지향적 사람이라면 인내의 덕을 닦는 것이 필요합니다.

CLC회원: 부처에게 질문했던 그 보시처럼 저희가 삶과 신앙생활의 어려움을 느낄때가 많습니다.

정강엽신부님: 여러분 Sound of Music 영화 다 보셨죠? 거기서 Maria가 대령을 만나기 전에 천방지축으로 다니고 난리법석을 피우며 생활할때에 원장수녀님께서  이렇게 귄면하는 부분이 나옵니다.  ‘ 하느님은 한쪽문은 닫아놓지만 다른쪽은 열어놓으신다’ 하고.
성숙한 인간이라면 인생의 혼란도 삶의 일부로 받아들일 줄 아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물어보면서  말입니다. 끝까지 신뢰를 놓치지 않을수 있는가 하고 .

우리 누구에게나 한번쯤은 바닥을 치는 자신만의 아픈체험을 하기 마련입니다. 복음에서  친구들의 도움으로 지붕을 뚫고 치유받는 중풍병자나 실로암의 봉사의 치유사건을 한번 봅시다. 예수님은 고통안의 환자들을 치유해주시지만 그냥 보내시지는 않습니다. 갖고 있던 침상을 들고가라하시죠 또 봉사에게도 거적을 갖고가라 하시고요. 제 개인의 묵상으로는 그 거적이나 침상은 우리들의 과거의 모습입니다. 예수님을 만나기전 어둠의 죄된 모습들그리고 계속 따라다니는 그림자, 누추한 모습들이죠. 예수님은 그것을 가지고 가라 하십니다. 우리는 그 것을 직시하면 할수록 내삶의 일부로 받아들일수 있을뿐 아니라 예수님안에서 더 성숙하고 깊은 차원으로 향하는 등대역할을 해주는 도구로 사용할수 있습니다.  내안의 어둠을 인식하지 못하고 마치 없는것처럼 살아가려할때 오히려 평화와 안식은 없어지게 되는 것입니다.

CLC회원:  원하는 무언가를 기도하며 시도하곤 합니다만,  그 일이 잘 되지 않을때에는   많이 좌절하게 됩니다.

정강엽신부님: 아까도 말씀드린것처럼 우리에게 하느님은 계속 기회를 주시는 분이심을 신뢰해야합니다. 우리의 삶이 계속 Struggle하지만 어느 순간에 나를 이끄실것라는 믿음과 내가 그때에 항복한다는 결심을 하면서죠. 조급한 우리의 마음은 내 일정을 하느님일정에 맞추려고 할때가 많습니다. 하지만 나자신을 신뢰하는가? 일하시는 하느님을 신뢰하는가? 하는데 촛점을 맞추어 마음을 다져나가야합니다. 어려운 고비들을 물리쳐 나가야 합니다. 영신수련에도 나오는 말이있죠. 영적 고독이나 위안이 있을때는 마음을 바꾸지 말것이라고. 마음이 예수님께 머무르지 못할때는 인내로 기다리십시오. 인내는 가장 큰 덕이며 완덕의 행위입니다. 덕의 증거이구요.

CLC회원 : 오늘 늦은 시간까지 너무나 말씀 감사합니다.

정강엽신부님: 저도 만나뵙게 되어 기쁩니다. 이냐시오 영성을 따르는 CLC공동체의 삶을 잘 살아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