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빌타 카톨리카」 한국어판 창간 


▲ 예수회 황정연 신부가 9일 바티칸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치빌타 카톨리카」 한국어판 제 1권을 헌정하고 있다.



예수회 한국관구(관구장 정제천 신부)가 가톨릭 지성인 사도직을 위한 첫걸음으로 문화 교양지 「치빌타 카톨리카」(La Civilta Cattolica, 가톨릭 문명) 한국어판을 창간했다. 

「치빌타 카톨리카」 한국어판 제 1권에는 △프란치스코 교종과 제36차 예수회 총회에 참석한 대의원들 간의 대화 △자비의 해를 평가한 ‘제2차 바티칸 공의회와 착한 사마리아인 교회’ △종교, 테러리즘, 전쟁 △교황 권고 「사랑의 기쁨」에 관한 해설 ‘부부와 시대적 도전’ △종교 개혁 500주년 관련 스웨덴 방문을 앞둔 프란치스코 교황 인터뷰가 수록돼 있다. 

‘브라질 한 시대의 종말’은 지난해 8월 탄핵당해 대통령직에서 해임된 브라질 첫 여성 대통령 지우마 호세프에 관한 글로 지금의 우리나라 탄핵 정국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다.  

예수회 한국관구는 「치빌타 카톨리카」 이탈리아어판 과월호 원고 가운데 한국 교회에 유효한 글 3편을 매월 번역해 누리집에 올리고, 3개월에 한 번씩 이 글들을 모아 책으로 제작 배포할 계획이다. 

예수회 누리집(www.jesuits.or.kr) 오른쪽 아래에 있는 ‘치빌타 카톨리카’ 배너를 누르면 모든 글을 무료로 내려받을 수 있다. 책자 정기 구독 신청 및 문의는 예수회 관구 본부(02-3276-7700)로 하면 된다. 권당 3000원.

「치빌타 카톨리카」는 예수회가 1850년에 창간한 격주간지다. 오늘날까지 역대 교황들이 사전에 원고를 읽고 승인한 다음 인쇄할 만큼 권위 있는 잡지로 그만큼 공신력이 있고 교의적 정확성을 보장한다. 잡지 창간 당시 유럽 사회는 공산주의 선언(공산당 선언)뿐 아니라 도시화, 산업화 등으로 사회 분열이 가속화될 때였다. 예수회는 시대의 징표를 읽고 ‘가톨릭 문명’을 지키고 가톨릭 지성인들의 의식을 모으는 등불이 되고자 「치빌타 카톨리카」를 발행했다. 

「치빌타 카톨리카」의 편집 방향은 ‘복음과 문화의 만남’이다. 그리스도교 신앙을 바탕으로 이 시대의 문화, 사회, 정치, 경제생활에 대한 교황청의 관점을 제시하는 데 있다. 이에 프란치스코 교황은 “「치빌타 카톨리카」는 사도좌와 특별한 관계를 맺는 유일한 교양지”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치빌타 카톨리카」는 정치, 역사, 문화, 심리학, 영화, 경제학, 철학, 신학, 과학 등 다방면의 주제를 다룬다. 광범위한 문화적 접근을 통해 근ㆍ현대 생활의 복잡성과 분열상을 재배열해 ‘보편적 가치’를 제시하고 있다. 

한편, 예수회는 「치빌타 카톨리카」 통권 4000호를 지난 9일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헌정했다. 이날 헌정식에서는 올해 1월 초판 발행된 한국어판과 영어, 스페인어, 불어판도 함께 헌정됐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창간 167년 만에 처음으로 한국어 등 다양한 언어로 번역돼 기쁘다”면서 “「치빌타 카톨리카」가 교회와 세상, 사상과 문화를 연결하는 다리가 되어 줄 것”을 당부했다. 이날 헌정식에는 「치빌타 카톨리카」 이탈리아어판 편집장 안토니오 스파다로 신부와 예수회 황정연(교황청립 그레고리오대학교 심리학 교수) 신부가 참석했다.

리길재 기자 teotokos@cpbc.co.kr